중고차 매매 하시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저도 며칠 전 중고차 구입하려다가 아찔한 일을 겪었어요.
아직도 그날 생각하면 정말 아차 싶다니까요.
정말이지 조금만 시간 끌고 잘못했다가는,
협박 받아서 중고차 계약서에 싸인했다는 뉴스 속 피해자가 제가 될 수도 있었거든요.
(뉴스에 나왔던, 중고차 보러 갔다가 사무실이나 차 안에 들어가면, 그 사람을 나가지 못하게 하면서 은근히 겁을 주고 협박하면서, 울며 겨자먹기로 계약서에 싸인하게 만든다는 그런 경우요.)
중고차 매매 정보를 인터넷에서 찾아보시는 분들 많으실 텐데,
저처럼 위혐한 상황 당하지 마시라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하여 글 올려요.
저도 최근 인터넷에서 중고차를 많이 검색해서 찾아보고 있었어요.
그런데 딱 제가 생각해 놓은 차종으로, 출고된 지 몇년 되지 않았고,
주행거리도 딱 맘에 드는 정도의 중고차를 블로그에서 발견했어요.
카페나 블로그에 보면 중고차 딜러분들이 올려놓은 글은 많은데, 이 글은 그런 글과 달랐어요.
개인 블로그에 마치 중고차 보고 온 후기처럼 올려놓은 글이었어요.
해당 차를 보고 온 사람이, 상당히 괜찮은 차를 보고 와서 개인적으로 후기 올린 것처럼 써 놨더라고요.
블로그에 차량 사진도 상세히 찍어 올리고, 이 차가 괜찮아서 자기가 사려고 했는데,
친척분이 차던 차를 주시겠다고 해서 자기는 안 사게 되었다고 하면서,
혹시 관심 있으시면 전화해 보시라며 중고차 딜러 연락처랑 같이 올렸더라고요.
중고차 허위매물에 대해서는 많이 들어봤지만,
블로그 글이 중고차 딜러가 직접 올린 게 아니라,
상관 없는 한 블로거가 올린 것 처럼 되어 있어서 왠지 살짝 더 믿음이 가기도 했어요.
블로그에 올라온 딜러 연락처로 제가 먼저 전화를 해 봤어요.
그랬더니 아직 안 팔렸다고, 당장이라도 볼 수 있다고 하대요.
그래서 저보다 차를 잘 아는 아버지에게 전화 드려서, 그쪽에 전화를 걸어 차 상태 등등 알아봐 달라고 했어요.
아버지가 전화 통화 하시고는, 이것저것 물어보시고, 괜찮은 것 같다고 함께 보러 가자고 하셨어요.
그리고 카히스토리에서 '중고차 사고이력정보 보고서'도 조회해 봤는데, 소유권 이전 된 것만 1건 나오고 별 다른 특이 사항 없더라고요.
차를 보러 가기로 한날, 전화를 걸어 어디로 가면 되냐니, 수원에 있다고 하더라구요.
사무실 주소 알려달라고 하니, 차량이 보관되어 있는 곳이 어디 지하 주차장이라면서 그리로 오라고 했어요.
(이때, 뭔가 쌔~ 한 감을 느꼈어야 했는데 말이죠!)
그 사람이 말한 지하주차장 근처에 차를 대고 골목에서 두리번 거리고 있었더니, 젊은 남자가 먼저 하나 오더라고요.
그리고 우리를 주차장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어요.
차가 어디 있냐고 했더니, 곧 차를 가지고 이리로 올 거라면서 잠깐만 기다리라고 했어요.
여기서 정말 뭔가 아니라는 생각이 퍼뜩 들었어요.
아버지도 그러셨나보더라고요.
아버지께서 차가 여기 주차장에 있다고 해서 왔는데, 여기 없는 거냐고, 차가 실제로 오기는 오는 거냐고 하니,
그 남자가 정말 있다가 올 거라면서 운을 떼더니,
그러면 그 차 올 때까지 기다리면서 다른 차 먼저 보시겠냐고 하대요.
아버지가 아니라고, 우리는 그 차 보러 온 거라고 하니,
그 남자가 왜 꼭 그 차여야 하냐면서, 그 차는 사실 법인 명의의 차고 지금 소송 걸려 있고, 어쩌고저쩌고...
아버지께서 그 말을 듣고, 그럼 왜 전화 통화에서는 그런 이야기 하나도 하지 않았냐고...
그런데 그런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 건장한 남자 4명이 오더니 그 사람과 합세하더라고요.
그러더니 그 남자들이 거의 저희 두 사람을 둘러싸는 것 같은 분위기가 되더라고요.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 아버지께서 이야기 딱 자르고는,
"그럼 그만 합시다." 그 말만 하시고는 바로 저와 함께 서둘러 주차장 밖으로 나오셨어요.
그리고는 골목에 주차해 놓은 차에 올라 탔는데, 그 남자들이 따라 오더라고요.
차 문도 잠그고 차 창문만 살짝 내렸더니, 여기까지 왔는데 다른 차라도 보고 가셔야 하지 않겠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아니라고만 대꾸하고 차 출발해서 얼른 그곳에서 멀리 떨어졌어요.
그렇게 어느 정도 거리가 멀어지고.. 긴장이 풀리고 난 다음 생각하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어요.
아버지께서도 거기에 더 있다간 봉변 당할 수도 있겠다 싶어서,
그 사람들이 거짓말 하고 속인 것에 대해서도 더 안 따지고, 그냥 바로 주차장 밖으로 나온 거라고 하시더라구요.
만약 그 사람들과 말을 더 오래 했더라면,
아니면 그 사람 말대로 다른 차라도 보자고 했으면..
혹여 그 사람들이 가져온 차 안에 들어가서 앉기라도 했으면...
정말 그 건장한 남자들한테 둘러싸인 채로, 겁 먹고 계약서에 싸인했을 수도 있겠다 싶어요.
정말 무서운 세상이죠?
중고차 구매하는 게 이리 무서울 일인가요. ㅜㅠ
그냥 중고차 허위매물에 속을 수도 있다만 생각했지, 직접 위협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는 못했어요.
제가 너무 세상을 모르고 안이했나봐요.
중고차 보러 가시는 분들, 부디 저처럼 실수하지 마시고,
확실한 중고차 매매사원증 사진, 확실한 사무실 주소 받아서 확인하고 가세요.
그리고 절대 혼자 가지 마세요. 아는 오빠들, 친구들 다 데려가세요.
정말, 이불밖은 다 위험해요.
'일상, 소소한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나치게 참신한, 맞춤법 파괴자들. (0) | 2018.12.06 |
---|---|
다육이에 꽃이 피었어요! 예쁜 다육 꽃이 만개~ (0) | 2018.11.09 |
감, 특이점... (2) | 2018.10.30 |
흉터연고, 메더마겔 사용후기 (수술 흉터 제거 연고) (0) | 2018.07.11 |
스타벅스 티바나 히비스커스 티. 향긋한, 행복한 차~ (0) | 2018.05.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