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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좌의 게임 : 왜 브랜이 왕이 되었을까? (결말 및 스포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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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 시즌8 최종 결말까지 보게 되었다.

왕좌의 게임을 봐 오는 동안 짜증나는 순간도 숱하게 있었지만, 그래도 지금껏 봐온 게 있으니 왕좌의 게임 마지막 시즌을 보긴 봐야겠어서.

 

미드 왕좌의 게임은 왕좌의 게임이라기보다는 광기의 게임같았다.

왕좌의 게임 속 등장 인물들 중 누가 누가 더 미쳤나, 혹은 덜 미쳤나의 차이일 뿐.

 

 

뭐, 왕좌의 게임 속 다른 것들이야 그냥 그렇다치고,

결말을 본 사람들이 가지는 제일 큰 불만은 "왜 브랜이 왕이 되었는가?" 하는 점인 것 같다.

 

대너리스가 왕이 될 수 없는 이유는 점점 분명했고, 그렇다면 스타크(존 포함) 집안에서 왕이 나올 것은 분명했다.

대너리스는 점점 자신의 뜻에 반하는 이들에게 가혹함을 보였고, 변화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당연히 용서는 없었다.

그리고 결국, 그 분노로 죄없는 시민들까지 학살했다.

 

그렇게 대너리스는 왕좌의 자격을 잃었다.

하지만, 스타크 중에서도 왜 브랜이어야 했을까?

 

 

드라마에서는 브랜이 왕이 되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직접적으로 내세운 것은 바로 '스토리'였다.

대중이 관심있어할 만한, 공감할 만한 왕의 '스토리'

그리고 그 스토리란 곧 인간의 이야기이며, 또한 인간의 이야기가 곧 역사가 된다. 

따라서 브랜이 과거를 본다는 건 역사를 기억한다는 뜻이며, 그 숱한 역사의 이야기를 통해 현재를 알고,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는 것 아닐까.

 

 

드라마에서 이야기하는 브랜이 왕이 되는 이유를 살펴보면 이런 내용인 것 같지만...

그래도 완전히 납득되지는 않는다.

그런 이유라면 차라리 왕이 되는 것보다 현자가 되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특히 왕좌의 게임을 본 시청자가 그를 왕으로인정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서로 왕좌를 차지하려고 그 길고 격렬한 숱한 전쟁을 치르는 동안, 브랜이 무엇을 했는가 하는 점이다. 

 

브랜이 과거, 현재, 미래 모든 것을 보는 자이지만, 그 능력으로 도움을 준 것은.. 존 스노우가 왕좌에 앉을 정통 후계자라는 사실을 알려준 것.  

그리고 브랜이 자기 목숨 걸고 어둠의 왕을 꾀어내는 미끼가 되었지만, 사실 그 전쟁에서 자기 목숨 걸지 않은 이가 누가 있었는가. 

 

 

산사 스타크가 점점 단단하게 되어 윈터펠의 안주인이 되고 북부의 왕이 되는 동안,

아리아가 몇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동안,

존 스노우가 스스로 사령관이 되고 북부의 왕이 되고,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대너리스와 손잡고 전쟁을 치르는 동안,

브랜은 무엇을 했느냔 말이다.

 

브랜 또한 여러 번의 고비를 맞이했지만, 그때마다 수동적으로 다른 이들의 목숨을 대신 희생하게 만들어 살아 남았다.

심지어 자기 실수로, 자기 고집으로 누군가를 죽음에 이르게 하기도 했다.

그리고 오히려, 세 눈 까마귀가 되고 나서는, 그들의 희생조차 별로 애달파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자신은 더 이상 브랜이 아니라면서.

 

 

그렇다면, 브랜 스타크 아닌 자가 육왕국의 왕이 되었다는 소리인가?

그리고 결정적으로, 북부는 따로 독립해 나가고 칠왕국은 육왕국이 되었는데,

북부에 속한 브랜이 육왕국의 왕이 되었다는 건 또 무슨 소리인가.

육왕국에 속하지 않은, 다른 나라 국민이 왕이 되는 법이 세상 천지에 어디 있는지.

 

왕좌의 게임 원작 소설 읽어보지 않았기에 (원작 소설에서는 브랜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들이 있다는 것 같지만), 

드라마에서만 보여준 내용으로는 이러한 감상만 남는다.

하지만 드라마는 원작에 기대지 말고 그 자체로 설득력을 지녔어야 한다.

그렇게 제대로 납득이 되지 않으니, 심히 아쉬울 수밖에 없는, 왕좌의 게임 결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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