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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하면 늘 떠오르는 것은 마트에서 파는 배추 한 포기. 혹은 접시에 올려진 배추김치.
배추도 식물인 터라 씨라든지, 꽃이 피는것이 당연한 이치이건만, 식물에 무지한 나는 여태껏 마트에서 보는 배추라는 몸통 이외의 것은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러다가 시골로 이사를 와서, 나름 텃밭을 가진 집에 살게 되면서, 배추라는 것이 밭에 심어진 광경을 처음 보게 되었다.
작년 늦여름 즈음 작은 배추 모종을 얻어와 밭에 심고, 그 작은 배추가 자랐다.
시장에서, 마트에서 보는 딱 그 포기배추의 모습으로 밭에서 늠름하게도 서 있었다.
그런데 김장을 할머니 댁에서 해 오는 지라, 우리 집 배추는 미처 식탁에 오르지 못하고 밭에서 겨울을 났다.
그리고 그 추운 겨울을 견뎌내고 살더니, 봄을 맞아 꽃을 피웠다.
노랗고도 예쁜 꽃을 피웠다.
처음 본 배추꽃의 모양은 꼭 유채꽃같다.
제주도 유채꽃밭에서 본 그 노란 유채꽃.
아마 다른 곳에서 보았으면 유채꽃인지 배추꽃인지 분간을 하지 못했을 터다.
(이제껏 살면서 어딘가에서 배추꽃을 보고도, 유채꽃이라 착각하고 넘긴 경우가 여러 차례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꽃은 한동안 아주 탐스럽게도 피었다.
배추 한포기에서 여러 꽃대가 나와 한아름의 꽃을 피웠다.
좋다.
내가 알지 못하던, 배추의 그 나머지 것들.
참 올망졸망, 이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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